*쌍둥이
사랑이 일어나자
고통이 일어났다.
사랑이 주저앉자
고통 또한 주저앉았다.
사랑이 눕자
고통도 누웠다.
사랑이 살며시 일어났다.
고통도 살며시 일어났다.
사랑이 참다못해 말했다.
"제발 날 따라오지 마.
너 때문에 내가 사람들로부터
원망을 듣는단 말이야."
고통이 대답했다.
"너와 나는 쌍둥이인 걸~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너도 포기해야 하는 거야."
둘은 인간 마을을 향해 길을 떠났다.
사랑을 맞아들인 사람들의 가슴은 이내 고통에 일그러졌다.
어떤 사람은 고통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아예 사랑 맞기를 외면하는 사람도 있었다.
오직...
사랑의 고통까지도 사랑하는 사람한테서만
사랑이 완성되었다.
-정채봉, <내 가슴속 램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