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시

잉그리드 버그만

임젤덕산 2016. 12. 26. 12:11
*등장부터 남다르게
                  -'좋은 생각’ 중에서           

1933년, 유명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은
황실 오페라 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남다른 점을 보여 주기 위해 고민했다.
그녀는 연기 스승에게 물었다.
“다른 응시자들은 정식으로 교육받은 걸 강조하기 위해
정통 오페라의 한 장면을 연기한대요.
하지만 처량히 우는 연기만 보면 면접관들도 우울하지 않겠어요?
그들을 즐겁게 할 뭔가가 필요해요!”
스승은 그 말이 일리 있다고 여겨
희극 오페라의 한 장면을 연기하라고 조언했다.

드디어 시험 날이 밝았다.
그녀가 준비한 부분은 약속 장소에 나타난 애인 뒤로 몰래 다가가
손으로 눈을 가리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상대역이 긴장한 탓에 그녀 쪽을 향해 서 있는 게 아닌가.
방향이 잘못된 것을 발견했을 땐 돌이킬 수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돌연 무대 중앙으로 뛰어나와
두 손으로 허리를 잡고 큰 소리로 웃어 버렸다.

돌발 행동에 모두 어리둥절했다.
면접관들은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지켜보았다.
그녀는 아예 면접관까지 무대로 끌어들여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러자 한 면접관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내려가도 좋아요.”

그녀는 시험을 망쳤다는 자책감에 괴로웠다.
한데 며칠 후 뜻밖의 소식이 도착했다.
합격했다는 연락이었다.
사실 그녀가 활짝 웃으며 무대 중앙으로 뛰어온 순간
면접관들은 만장일치로 합격을 결정지었다고 했다.
그들이 수군거린 귓속말은 이랬다.
“저것 좀 봐. 등장부터 남다르군! 볼 것도 없겠어. 무조건 합격이야.”

세상 사람들처럼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신앙인이면서도 신앙인이 아닌 사람처럼 살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는 신앙인으로써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잉그리드 버그만(1915-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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