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품은 책
평생 가슴에 품은 책 한 권이면
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든든한 밑천이 된다.
충분하다.
나를 흔들어놓은 책.
나를 버티게 해주는 책.
그래서 남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또 권할 수 있는 책.
그러나 그 일은 쉽지 않은 일이며,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당신’을 만난 것과 맞먹는 일일 것이다.
- 이 병률, 가슴에 품은 책
이 글은 '책, 세상을 탐하다', 정호승, 성석제 외, 평단(2008. 8) 출판사에서
우리 시대 책벌레 29인의 열렬한 책 이야기에서 마음에 와 닿은 글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 책과의 만남을 생각해 보았다.
중학교 들어 가면서 읽은 책 '원효대사'
작은 문고본 사이즈의 책을 한 번 손에 잡고는 저녁 식사도 마다하며
그 주인공의 극적인 삶에 매료되어 끝까지 다 읽었고
불교, 절, 스님에 대한 신비감이나 동경에 빠진 기억이 난다.
어떤 때 나는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 집이 원래 불교 집안이고 그 신앙심이 나에게 투철하게 배어 있었다면
어쩌면 나는 머리 깎고 깊은 산속의 수도승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그것은 순전히 원효대사라는 책과의 만남이 크게 작용하여
감수성 예민한 소녀의 마음 한 켠에 자리한 영향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또 다른 책으로는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이십대 초반에 이 책을 읽으며
한 마리의 갈매기를 의인화하듯이 인간 삶에 빗대어
이렇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말 해주는 힘 있는 책이 있다는 사실.
그 후유증이 한 동안 나를 지배하며 인생의 좌표를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할까?
스스로 숙제를 생각하게 만든 내 마음의 양서로 잊을 수 없다.
'조화로운 삶' - 헬렌&스코트 니어링의 자서전 적 글.
이분들의 글은 현재 내가 한적한 보배 섬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에
유유자적할 수 있는 배경을 이루게 해준 책이다.
조화로운 삶에 대한 독서 후기는 다음 기회에 좀 길게 나눔을 갖고 싶다.
또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도 원서를 읽으며
번역이라는 만용을 부려보기도 했는데
삶의 이정표 역할에 충분하고도 남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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