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미르길 5코스 (동령개~남동 3킬로 , '11. 8. 27)**
어느덧 하늘이 훨씬 높아졌고 비취빛 푸른 하늘엔
성큼 다가온 계절이 물들어 있었다
세월이 참 잘도 흐른다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흐르는 시간이 아쉽지 않고
지나온 세월 또한 미련이 없다
취나물 한 포기가
봄과 여름을 지나는 사이에 여러 개의 가지를 치고
가지마다 꽃잎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작은 꽃들로 하얗게 핀 모습을
이렇게 산을 헤집고 다니며 처음으로 눈에 보이게 된 것...
삶은
지금 이 순간이 호시절이고
지금 이 자리가 꽃자리이다
이렇게 마음에 앙금없이 무심히
그리고 관조하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감사로울 뿐이다
미르길 제5 코스 팻말
편안하게 포장된 임도를 따라 가며 만난 소나무들
콘크리트 길 틈새를 비집고 돋아나 꽃을 피운 민들레
길가 바위틈에서 이름모를 꽃...
야생난 종류인 것 같은디...
달개비꽃 혹은 닭의장풀이라고도...
포장 안돼 걷기 좋은데 제법 큰 바위가 보이다
주말...그러나 미르길 5코스를 아무도 없이 호젓하게 홀로 걷고오다
그냥 꽃...
5코스 남동끝에서 더 나아가니 바다가 보이다
막다른 포장길에 배 몇 척 떠있는 포구
쥔도 없는 빈 배를 바라보며 문득 바다 한가운데로 떠가고 싶단 생각이...
마치 형제라도 되는 양 두 배가 나란히 다정하게 떠 있다
혼자 있는 모습은 그대로 운치가 있고...뒤배경과 더불어
방파제에서 인접한 해안선
바다물이 잠기는 곳 바위에는 고동이 많이 붙어 있었고...
해무에 은은하게 보이는 다도해 섬들...
촛점을 당겨봐도 이정도 밖에...양식표시공들이 눈에 뵈고
몇 척의 배 중에 이 자그마한 목선이 정겹게 느껴지다
내가 즐겨 먹게 된 어느 쓴나물의 꽃
길가의 도라지...집에 함께 가져와 심었는데 잘 살려는지...
잔잔한 야생꽃...
조금 가까이서 찍어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