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연중 제19 주일

임젤덕산 2013. 8. 13. 17:39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루카 12,32-48

끝까지 나를 변호해주는 선행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는 단지 재산 관리인에 불과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하느님께서 언젠가는 다시 거두어 가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기 때문에 늘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깨어서 준비하는 것이고 심판에 대비하는 삶이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왕의 소환장을 받았습니다. 짝 놀란 그 사람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지요. '왕이 왜 갑자기 나를 부르는 것일까?' 겁에 질린 그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함께 가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제일 친했던 첫 번째 친구는 부탁을 꺼내자마자 못 가겠다고 거절을 하였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가긴 가는데 왕궁 앞까지만 같이 가주겠노라고 말했고 세 번째 친구는 왕궁 안까지는 함께 가주겠으나 왕의 대전까지는 같이 갈 수 없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친구는 사정 이야기를 듣고 함께 갈 것을 흔쾌히 약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왕의 소환에 기꺼이 함께 응하겠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갈 수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만 첫 번째 친구는 평소 그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재물입니다. 재물은 죽는 바로 그 순간 나를 떠나버립니다. 왕궁 앞까지만 간다고 말한 두 번째 친구는 가족과 친구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울면서 무덤까지는 함께 가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덤에 같이 묻힐 수는 없는 것이지요. 세 번째 친구는 왕궁 안까지는 같이 간다고 했지요. 그는 우리의 육신을 말합니다. 무덤 속까지는 같이 가서 썩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쩔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왕 앞에까지 함께 가겠다고 선 친구는 누구이겠습니까? 바로 그가 평소에 가장 멀리했던 자선과 선행이었습니다. 자선과 선행은 내가 심판을 받을 때 끝까지 하느님 앞에까지 함께 따라와 나를 변호해 준다는 것입니다 (탈무드). 심판을 준비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지금 나는 끝까지 나를 변호해주는 선행을 얼마나 쌓고 있습니까?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루카 12,40)는 오늘 복음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층 더 무서운 말씀으로 심화됩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루카 12,47). 다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더욱 큰 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안 가르쳐 드려야할 것을 제가 공연히 가르쳐 드렸나요? 아니지요. 우리에게는 알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늘 깨어 준비하여 언제든지 주님 앞에서 합당한 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슬기로운 관리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루카 12,43). -서울 대교구 이 기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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