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연중 제32 주일...위령성월 묵상

임젤덕산 2012. 11. 11. 19:53


 연중 제32주일 위령성월 묵상
 

 

 

11월 위령성월

 


우리들은 위령성월을 맞이하고 벌써 중순에 들어섰습니다. 11월은 죽은 모든 사람들, 특별히 연옥에 계신 영혼들이 하루빨리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달입니다. 이는 곧 공은 서로 통한다는 통공 교리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기도하는 그 공을 연옥에 계신 영혼이 받아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 역시 하늘나라에 계신 영혼들의 전구를 통해 나중에 구원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 통공 교리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세상의 삶, 특히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죽음 뒤의 삶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돈 벌어야 된다는 이유로 뒤로 미루었다가 나중에 과연 주님 앞에 섰을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한숨을 쉬면서 큰 후회만을 남기겠습니까?

먼 훗날, ‘그래, 그때 그렇게 기도하길 잘 했어. 그때 주님의 뜻대로 살기를 잘 했어.’라고 말하면서 옛날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 칭찬할 수 있도록, 지금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잘 정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제는 후회할 일을 만들 때가 아니라, 기뻐할 일들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어떤 꽃씨라도 제대로 심고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가꾸면 반드시 꽃을 피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미즈타니 오사무).



 

 


내 마음을 정리합시다

예전에 인도의 ‘바바 하리 다스’가 쓴 ‘성자가 된 청소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신학교에 막 들어갔을 때였었는데 저의 삶에 있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었던 책이었지요. 그런데 인도말로 ‘청소부’와 ‘성자’의 어원은 같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성자란 거창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대신 자신의 주변을 잘 쓸고 닦아서 깨끗하게 만드는 사람이 곧 성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청소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지저분한 것을 정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내 마음을 잘 쓸고 닦아서 깨끗이 만들고 이를 통해 이 세상 전체가 더불어 깨끗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셨던 이유였고, 우리 모두 성자가 될 수 있는 길을 갈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정리정돈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내 마음의 정리는 항상 미룰 뿐입니다.

11월의 초엽에 서 있는 우리입니다. 그리고 2012년도 이제 두 장의 달력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 시점에서 내 마음을 한 번 정리해 보면 어떨까요?

 

 

- 조명연 (마태오) 신부 - 

 



'복음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도왕 대축일  (0) 2012.11.27
연중 제33 주일, 평신도 주일  (0) 2012.11.19
연중 제31 주일  (0) 2012.11.03
로사리오 성월(연중 제30 주일 보내며)  (0) 2012.10.26
연중 제29 주일(전교주일)  (0) 201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