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의 길

성모님 성지순례---(3)잠 못이룬 첫날 밤

임젤덕산 2016. 5. 25. 12:38

***방친구님, 양해하고 읽어 주세용......

 

 

 

 

 

멀고먼 길 비행기 타고 날아 와서 잠 잘 시간...

취침 전에 나의 방친구 하시는 말씀,

코를 좀 곯아서 자는데 방해가 될 건데...”

아유, 소리 안 내고 자는 사람 있나요.”라고

대답하고는 잠을 청했는데

한국시간으로는 아침에 일어나 활동할 시간이라 잠이 안 오는데

나의 방친구는 스르르 쉽게 잠이 들었다.

그런데 코고는 소리가 보통이상의 고강도에다 쉴 새가 없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화장지를 뜯어 돌돌 뭉쳐서

귀를 막아 보았으나 아무 소용없었고,

이불을 끌어 당겨 머리를 둘러쌌으나

역시나 소리 방지에 아무 방책이 못되었고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틀어막으면 소리가 안 들렸지만

그렇게 잠이 든다는 것도 안 통하는 얘기였다.

늦게 취침하면서 방친구는 소등도 안 했다.

 

 

 

 

일어나 앉아 시계를 보니 3,

그대로 기상하여 여정을 정리해보고 묵주기도 드리고...

다시 누웠는데 누군가 문을 노크하며

먼저 식사하러 간다는 말을 했고

조금 후에 휴대전화 진동이 울리니 방친구는 일어나서

준비하고 식사하러 가는 모양이었다.

아휴~~ 아침을 안 먹더라도 조용하게 누워 있어야겠다,

그러다가 잠이 들면 더 좋고...’

그랬는데 아침을 결식할까봐 마치 스프레이로

찬물 끼얹는 듯한 전화벨이 세 차례나 울렸지만

나는 요지부동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누워있었다.

나중에는 누군가 방문을 노크하기에 일어나 문을 열었더니

호텔 여직원인 것 같았는데 미안하다며 가버렸다.

 

 

 

 

식사를 마친 방친구가 올라 와서는

깨우지 않고 나갔는데 아직 안 일어났느냐?” 묻는 말에

나는 볼멘소리로 잠을 잔 게 아니고 누워 있는 거죠.

조용히 쉬려고 하는데 콜인지 뭣인지 난리굿이네.”

방친구는 제가 나가 있을 테니 한 시간 정도 더 쉬세요.”

나는 그냥 볼일 보세요.” 했지만

방친구는 좀 더 쉬라 하고는 객실을 나갔다.

난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

귀마개를 사서 끼고 안 들리게 하고 자야 하나?

추가 요금 부담 하고서라도 각 방을 사용해야 하나?

계속 이런 식이라면 이번 성지순례 망치는 것 아냐?

예수님, 성모님, 제가 어떡해야 하죠?’ 잡생각과 짜증, 짜증...

 

 

<오디또리움 호텔 식당>

 

그리고는 일어나서 혼자 식당에 가니

부지런한 우리 일행들 다 식사 끝내고 아무도 안 보였다.

어제 저녁 가이드 왈,

호텔 식당이 백 미터 정도 길이에

뷔페식이 쫙 되어 있어 원하는 메뉴 즐길 수 있다고 하더니

뭐 별로 크지도 않네.’  괜히 혼자 툴툴거렸다.

식당을 쭉 한 번 흝어 보고 혼자 앉아서

식빵 두 쪽, , 버터, 우유, 요플레, 과일을 음미하며 식사를 했다.

껄껄한 빵도 맛있고 우유도 되게 고소하네,

요플레도 부드럽고 순한 맛이네.’

과일 중에서 그레이프 푸릇(자몽) 한 개를 들고 와서 먹는데

주스가 줄줄 흐르고, 색깔도 진하고,

달고, 쓰고, 시고, 향기롭고...맛이란 맛은 다 포함된

희한한 이 맛, 한참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