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설레며 가는 성지순례
오랫동안 가고자했던
그래서 나름대로 준비했던
성지순례를 떠나기 위해 짐을 꾸렸다.
2008년 1월부터 계속 염원을 가지고
몇 몇 뜻 맞는 지인들과 성경 문제풀이와
비용 마련을 위해 적금까지 30개월 동안 준비했는데
막상 순례 일정을 잡으려고 하니
함께 시간을 맞추기가 여의치 않았다.
한 해 두 해 자꾸 미루고 늦추다가 기회를 잃으면 어쩌나?
연륜이 들면 그만큼 일정을 소화하는
행보가 무겁고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니
연기를 하는 것에 일종의 조급함 같은 것이
생기며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준비한 친구들과 함께 할 것을 제안했는데
결국 레지나와 동행이 결정되었다.
마침내 2012년 1월 20일에서 30일까지
순례 여정에 올랐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그리 부담을 갖지는 않지만
룸메이트와 말동무 할 누군가가 있으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먼 길 떠나는 여행자들은 무엇을 가지고 떠났을까?
“길을 떠날 때는 언제나
과거의 모든 이별과 미래의 마지막 이별이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법이다.
우리는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것들을 두고 떠난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 실린 글이다.
그래 막상 길을 나서니 과거도 미래도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되도록 많이 준비하지 말고 마음만 가지고 가자.
순례지는 이탈리아, 이집트, 그리고 이스라엘
성지를 방문한 순서대로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생겨난 일들과 보고 들은 것들과 느낌을 정리해 본다.
순례자의 기도
태초에 빛이 있게 하시고 당신 말씀을 보내시어
저희를 구원하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순례의 길을 떠나면서 당신께 의탁하오니
당신 아들 예수의 발자취를 따르는
저희를 인도하소서.
성경 안에서, 전례 안에서
가르침 안에서 만났던 예수님을
이제 성지에서 새롭게 뵙고자 하오니
저희로 하여금 신앙과 사랑을 다하여
당신의 구원의지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깊이 느끼게 하여 주소서.
좋으신 아버지,
저희를 성령으로 충만케 하시어
이 순례 동안에 항상 주님의 현존 안에 머물게 하시고
서로 사랑하게 하시며
앞으로의 모든 날이 이 순례의 은혜로 인도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말씀의 진리 안에 사는 삶 되게 하소서.
또한 우리가 순례의 길을 가는 동안
저희 가족들에게 영육으로 건강하도록 은혜 주시옵고
저희의 길을 안내할 모든 이들도 축복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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