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대림 제3 주일, 자선 주일

임젤덕산 2011. 12. 10. 19:41

    ◎ 대림 세 번째 주일 ◎ 인도의 성자 썬다 씽.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느 날, 네팔 지방을 어떤 동행자와 여행하고 있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다른 여행자 한 사람이 얼어 죽을 듯한 추위와 눈보라에 쓰러져 죽어가고 있었다. 썬다 씽은 동행하던 사람에게 쓰러져 있는 사람을 부축하여 함께 가자고 제안했으나 그 사람은 “미쳤느냐? 우리도 죽을지 살지 모르는 판국에 누굴 도와주겠다고 하느냐?” 오히려 화를 내면서 앞서 가버렸다. 썬다 씽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등에 업고 눈길을 가고 있는데 어렵고 힘든 것을 참으며 겨우 겨우 가다보니까 온몸에 열이 나고 땀이 솟았다. 그러니까 그 열기 때문에 얼어 죽어가던 사람이 다시 체온을 얻고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둘이서 힘들게 마을 가까이 이르렀을 때 그들은 얼어 죽은 시체 하나를 발견했는데 그 사람은 바로 썬다 씽과 동행하다가 먼저 가버렸던 사람이었다. 우리 속담에 “언 손도 마주 잡으면 녹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스스로 돕는 자의 아름다움, 상부상조의 교훈을 알아볼 수 있는 말씀이라는 생각이다. 우리 마음에 썬다 씽과 같은 선한 마음이 없다면? 우리 얼굴에 환한 웃음이 없다면? 사실, 무표정한 얼굴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면 그 아이는 살도 안 찌고 병이 나게 된다고 한다. 밤하늘에 별이 없다면? 칠흑의 밤이 얼마나 삭막할까. 또 우리에게 그리스도께서 오시지 않았다면? 순례자들과 항해자들은 밤길에도 길을 잘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가냘픈 별빛이나 불빛만으로 넉넉하다고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믿음, 희망, 사랑은 자선으로 나타나야 하고 이것이 곧 어둠을 밝히는 빛이 아닐까 싶다.
{성모영보(聖母領報) 테르브루헨 . Hendrisk Terbrugghen (1588 ~ 1629)} ◎ 구유 ◎ 13세기 이태리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에게서 유래되었다. 이 성인은 예수님의 가난과 겸손을 묵상하기 위하여 교황의 허락을 받아 그레치오 교회 동굴 앞에 구유를 만들어 예수께서 태어나신 정경을 다시 체험하고 묵상하고자 했는데 구유를 만들어놓은 자리에 아기 예수님께서 발현하시는 기적이 나타났다. 그 이후부터 성탄 구유를 만들어 기도했고, 구유를 축성하고 구유 경배를 드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