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머문곳

진도 북산...나의 정원

임젤덕산 2011. 7. 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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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 북산(철마산)**

 

진도를 보배섬이라 부르는데...

이 산 저 산을 오르내리면서 정말 보배롭다는 것을 느낀다.

북산, 일명 철마산이라 하는 진도읍 소재지 북쪽에 위치한 나즈막한 산...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산 정상의 기지국이  보이는데

걸어서 다녀오는데 두 시간 소요된다.

 

봄에 오르내리면서 고사리와 취나물을 뜯으면

길가 보이는 데서만  몇 번 먹기에 족할 만큼 수확을 본다.

또 어느 날 눈여겨보니 당귀가 여기저기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것이 보여

쌈으로 싸 먹으며 혀끝 알딸딸한 맛에 봄의 진한 향을 맛 보았고

늦은 봄에는 좀 억센 것 같아 살짝 데쳐서 싸 먹으니 그 맛 또한 상큼했다.

특히 당귀는 여성에게는 신비의 명약이라하니 보약이 따로 없음이었다.

 

그리고 여름이 다가오니....

빽빽한 녹음 속에서 가끔씩 고라니도 만나고

꿩들이 놀라 푸드득 날아가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이른 새벽에 오르면 각종 새들이 여명의 밝음을 기뻐하며 

저마다의 목소리로 합창하는 소리가 온 산을 진동하고 있다.

산에 어느만큼 오르면 다도해의 운치,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어느 날은 해무에 싸여, 어느 날은 구름에 덮여 아스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좀 괘청한 날은 크고 작음과 가깝고 먼 것을 가려낼 만큼 선명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안개는 땅바닥에 깔려서 흐르고 구름은 산꼭대기를 덮고 있음이

산에 오르내리다보니 저절로 눈에 들어왔다.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 있을 때 족적이 많지 않은 이른 새벽 산행하면서

한 주먹 따서 입에 넣으면 달콤한 즙과 씨앗의 딱딱함을 동시에 음미하며

아침의 싱싱한 기운을 입안 가득, 그리고 온 몸에 취할 수 있어 좋다.

이렇게 산딸기 따먹는 날에는 산행시간이 훨씬 길어지곤 하지만

그 맛과 멋을 무엇에 비기랴. 

 

자연에 대해서 신정일 선생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내 도서관이며 박물관 그리고 서재이자 놀이터이며 전용별장인

우리 국토의 진경을 마음만 먹으면 그러한 지상천국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 

시간을 내서 그 산천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산천을 사랑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

그 사람이 그 산천의 주인이다."  

 

그렇다. 그래서 나도 가능하면 자주,

집에서 북산을 바라만 보지 않고 거의 매일 새벽 산에 오른다. 

내 스스로 주인이 되어 그곳을 나의 정원으로 삼고

새벽여명과 새벽기운을 받아 땀을 흘리고 땀을 씻어내고

그리고 하루 일과를 풀어 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