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밸리 트레일 & 다이크 트레일
♠ 그랜드 밸리 트레일 & 다이크 트레일
(Grand Valley Trail & Dike Trail) ♠
* 찾아간 날 : June 11. 2006.
* 찾아가기 : Q.E.W. → Hwy403 → 웨인 길(Wayne St.) →
콜본 길(Colborne St.) →프롤뷰 파크
(Forolview Park) 주차장
* 걷는 거리 : 8㎞, 3 시간
* 지 형 : 대부분 넓고 평평한 잘 손질된 길, 중간 지점
(Bell Homestead 이후 길)에 좁은 진흙길 계속.
* 단상 : 맥주 주워 마시던 날
북쪽으로부터 시작하여 흘러내려서
이리 호수(Lake Erie)로 유입되어 들어가는 긴 강,
그랜드 강(Grand River)을 볼 수 있는 트레일.
초행이었는데 목적지인 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는 길을
에스코트하듯이 안내해준 고마운 아저씨가 있어 찾기가 수월했다.
공원에서 금방 강변으로 이어지는 길이 연결되는데
하얀 형광으로 트레일 안내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전화기를 발명한 벨의 유적지인
Bell Home-Stead를 찾아가기에는 몇 번이나 길을 물었다.
벨 홈-스테드는 주로 벨의 부모들이 살았으나
그도 또한 지낸 적이 있었다.
주변에 공원과 바비큐 테이블이 있고 한 켠에는 카페가 있었다.
<전화기 발명한 벨 생가 기념비>
계속 걷는데 인도가 없어서 불편한 길을 좀 걸어야 했다.
옆에 동행하던 친구가,
"I need to drink some beer.
Don't you believe me?" 하며 농담했다.
나는 속으로,
"야, 집에 있는 맥주 먹고 싶다면 나오냐?" 하며 대꾸도 안 했다.
내가 앞장서고 그 친구는 뒤에 오고 있었는데
길가 잔디 위에 맥주병 두 개가 눈에 띄었지만
난 무심코 지나쳤다.
그런데 그 친구가 발길로 툭 차더니 "어, 이거 맥주 들었네."
하며 집어 들었는데 정말 온전한 맥주 새 것 한 병이었다.
"아니, 마치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말을 하고 나니까 맥주가 발에 채이네."
하면서 둘이 박장대소했다.
지금 맥주 브랜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 확인한 것으로는 오스트리아 산 맥주였다.
이것은 생각지 않은 횡재이며 잊지 못할 에피소드였다.
계속 그랜드 강을 따라 걷는데 어디쯤 가다 보니 벤치가 놓여 있고
그 근처에 작은 꽃밭도 만들어놓고 또 야생화가 만발해 있었다.
굽어진 강물의 흐름,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초목의 푸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로맨틱한 지점에서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으며 길에서 주운 맥주를 마셨다.
그 이후의 트레일은 마치 한국의 소나무 오솔길 같은 길도 지났고,
그리고 커다란 밀밭을 지나 계속 길을 걸으니
칵셧 다리(Cockshutt Bridge)가 나왔다.
버켓 레인(Birkett Lane)을 지나니
긴 이랑에 끝이 안 보이는 대평원의 옥수수 밭,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넓은 밭을 지나
리버 길(River Rd.)을 따라 올라가다가
오래된 고전적인 다리인데 사람만 다니는 철교를 건너는데
다리 아래 강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한국의 다리와는 분위기가 달라서
다리 위에서 카메라를 꺼내 몇 컷 찍었다.
걸을 때 사람들이 가끔 한 번씩은 손을 흔들어주었다.
이럴 때 기분이 좋다.
혹시라도 누군가 초콜릿을 건네며 "화이팅!"을 외쳐준다면
더 기쁘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 사람은 좀 긴 다리로 항상 앞서가고
또 한 사람은 짧은 다리로 뒤를 '헉헉' 대며 따라간다.
그러면서 키 작은 사람에게 드는 생각은,
"I don't want to have short legs."
트레일 코스를 한 바퀴 돌아온 셈인데,
그냥 숲 길→ 강 따라 숲 길 그리고 늪 → 큰 도로 만나고 마을 집들을 지나 → 전화기 발명가 벨의 생가 → 다시 강을 따라 한국적 운치가 있는 좁은 소나무 숲 길 → 넓고 푸른 밀밭과 마을 → 큰 도로에서 다리를 건넌 후 → 대평원 같은 옥수수 밭 → 다시 도로를 따라 걸은 후 → 강을 따라 숲길 → 낚시꾼을 만나고 → 오래된 다리를 바람을 안고 건넌 후 → 원래 출발지에 도착
참 다양한 길을 걸으며,
인생이란...
지금 걷는 길처럼,
살아가는 곳곳에서 여러 색깔의 풍경처럼,
기쁨과 슬픔 등 여러 빛깔과 형태의
희노애락을 지나는 것이 아닐까..
대자연을 만끽하는 좋은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